
제주 사투리, 혹은 제주어는 단순한 지역 방언이 아니라 유네스코가 지정한 소멸 위기 언어입니다. 언어는 문화와 역사를 품은 정체성이기에, 제주어를 지키는 일은 곧 제주의 정신을 보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제주 지역 사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주 사투리의 소멸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지역 사회의 보존 활동 사례와,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와 방향성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제주어 소멸 위기 현실
제주대학교 제주학연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제주어를 일상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인구는 전체 도민의 5% 이하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10대~30대 사이에서는 제주어의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경우도 많아 세대 단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는 표준어 중심의 교육, 매체 언어의 획일화, 제주어 교육 기회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2. 지역 사회의 제주어 보존 노력
① 제주특별자치도 – 제주어 활성화 종합 계획 수립
- ‘제주어 진흥 조례’ 제정 및 개정
- ‘제주어의 날’(10월 18일) 제정 및 기념 행사 운영
- 공공기관 명칭 및 간판 제주어 병기 확대
② 제주교육청 – 학교 내 제주어 교육 확대
- 초·중등 교육과정 내 제주어 시간 편성
- 제주어 전문 강사 배치 및 교재 개발
- 학생 대상 제주어 말하기 대회, 퀴즈 프로그램 운영
③ 민간 단체 및 시민 활동
- 제주어보전회: 어르신 인터뷰 아카이빙, 제주어 강좌 개설
- 지역 카페·서점: 제주어 문장 문구 활용한 굿즈 제작
- 유튜브 채널: ‘할망말해줍서’, ‘제주말 영상일기’ 등 콘텐츠로 언어 보급
3. 제주어 보존 활동의 실제 효과
| 활동 유형 | 성과 | 한계 |
|---|---|---|
| 공공 정책 | 제도적 기반 마련, 사회적 관심 증가 | 실제 생활 속 사용률 증가는 미미 |
| 교육 현장 | 학생들의 인식 개선, 흥미 유도 | 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지속성 한계 |
| 문화 콘텐츠 | 젊은 층 접근 용이, SNS 확산 효과 | 표현의 깊이, 문법적 정확성 부족 |
현재까지의 활동은 제주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에는 기여했으나, 실제 언어 사용의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4. 앞으로의 과제와 방향성
① 언어 생태계 복원 중심 접근 필요
단순한 강의나 행사 위주의 일회성 활동보다는, 생활 속에서 제주어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예: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제주어 사용, 마을 커뮤니티에서 제주어 방송 진행 등
② 디지털 아카이빙과 청년 참여 확대
- 제주어 단어·문장·구술 자료를 디지털화하여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구축
- 청년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영상, 앱, SNS 챌린지 기반의 언어 콘텐츠 개발
③ 제주어 능력 인증 제도 도입 검토
영어, 중국어처럼 제주어 능력 평가 및 인증 제도를 마련하여 사회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공기관 채용 가점, 관광 통역 가이드 등 실질적 활용성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5. 우리가 제주어를 지켜야 하는 이유
- 정체성의 언어: 제주인의 역사, 문화, 사고방식을 담은 언어
- 소통의 언어: 세대 간 공감과 정서를 연결하는 매개
- 문화 콘텐츠의 자원: 관광, 문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토리 자산으로 활용 가능
제주어는 단지 옛말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할머니의 기억, 아버지의 삶, 나의 뿌리가 있습니다.
마무리 정리
제주어를 지키는 것은 단순히 옛것을 보존하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어떤 문화와 가치를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선택입니다.
지역 사회의 노력은 분명 값지고 중요한 발걸음이지만,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자주, 더 일상에서 제주어를 접할 수 있도록 언어 환경 자체를 변화시켜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지금 제주어를 잊는다면, 다음 세대는 그 말조차 들어보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혼저 옵서예”가 낯선 인사말이 아닌, 따뜻한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제주어를 지켜나가야 합니다.
다음 세대에도 제주어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실생활에서 조금씩이지만 반가운 제주어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